[동아일보] 올림픽 금메달 이후 ‘사회인 야구팀’ 인기 《“경기 내내 입에서 침이 바싹 말랐다. 5회 공격에서 3점 홈런으로 앞서갔지만 상대의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마지막 회 수비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잘 던지던 투수는 연속 3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이어 2루수의 송구 실수로 또 1점을 줬다. 1사에 주자 1루와 3루. 안타 하나면 역전에 놓일 위기였다. 투수는 바깥 쪽 직구로 승부를 걸었다. 공은 투수의 손을 떠났고 타자가 때린 공은 유격수 앞으로 갔다. 아, 병살타…. 우리는 그렇게 승리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야구선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인 야구팀 ‘아작스(AJAX)’의 포수 안준수(41·경기 구리시 수택동) 씨의 극적인 우승담이다. 그가 속한 팀은 7월 서울시장기 사회인 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안 씨는 유통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40대 가장이지만 야구장에서는 프로야구 선수 못지않은 짜릿한 승부의 세계를 맛본다. ○ 내 마음속의 녹색 다이아몬드 최근 올림픽 금메달, 프로야구 인기 등으로 야구 붐이 일면서 사회인 야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인현동 덕수중 운동장. 아작스가 다음 주말 열리는 새로운 토너먼트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상대는 지난해 우승팀. 10여 명의 선수는 땀을 뻘뻘 흘리며 캐치볼과 펑고 훈련을 하고 있다. 사회인 야구를 즐기려면 송구, 포구 등에서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 기본기를 갖추지 못하면 경기 내내 포볼, 에러가 많이 나서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부상을 당하기도 쉽다. 섬유업에 종사하는 최동철(48·서울 강서구 화곡동) 씨는 이 팀의 감독이다. 마흔 살에 야구를 시작해 플레잉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씨는 아들도 야구선수로 키우고 있다. 그는 “공을 잡고 받는 자세, 타격 폼 등 기본기만 잡는 데 6개월 이상 걸려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안 씨는 2004년 팀에 가입했다. 기본기가 없어 첫 1년 동안 한 게임도 뛸 수 없었지만 꾸준히 연습했다. 그는 “결혼하고 생활도 자리 잡고 나니 잊고 지내던 어릴 적 꿈이 되살아났다”며 “야구를 하다 보면 무엇인가 쌓여가는 느낌, 무엇인가 해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 ‘선수 출신’ 많다고 이기는 건 아니다 국내에는 3000개 이상의 사회인 야구팀이 있다. 직장동아리팀, 인터넷동호회팀 등이 주축을 이룬다. 사회인 야구팀은 리그, 토너먼트, 전국대회에 출전한다. 리그는 전국적으로 200여 개가 있으며 매년 3∼10월에 12∼15게임을 소화한다. 지자체 등이 개최하는 지역별 토너먼트 경기는 30개 이상 된다. 전국대회는 전국 시도 예선전을 거치며 전국야구연합회장기, 대한야구협회장배, 생활체육대축전 등 8개가 있다. 팀 수준에 따라 참가 리그가 결정된다. 보통 1부 리그, 2부 리그, 3부(루키) 리그로 나뉜다. 대개 1부 리그에 소속된 팀은 4, 5명이 야구선수 출신이다. ‘선수 출신’은 고등학교 때부터 정식으로 야구선수로 활동한 사람을 말한다. 2부 리그는 일반인 중에서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 주축이며 선수 출신이 1, 2명 소속됐다. 루키 리그는 초보자 등 즐기는 야구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팀들은 성적이 좋아지면 상위리그에 진출한다. 사회인 야구는 7회로 제한된다. 2, 3부 리그는 경기 시간을 2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도 한다. 경기력은 리그마다 다르다. 1부 리그에서는 선수 출신이 거의 중심 타선과 에이스를 맡는다. 2부 리그 팀의 에이스는 중학교 정도까지 선수생활을 한 사람이 많다. 1부 팀은 고교 야구부 저학년 수준, 2부 강팀은 중학교 야구부 수준이다. 사회인 야구팀들은 우수 선수를 확보하기 위해 물밑 작전을 벌이기도 하며 잘하는 선수는 좋은 팀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사회인 야구팀에 선수 출신이 많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야구종합 사이트 ‘베이스볼 코리아’의 운영자 권병익(41·경기 안양시 안양동) 씨는 “사회인 야구의 수준이 높아져 1, 2명의 우수 선수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며 “사회인 야구의 속성상 팀의 에이스와 4번 타자가 집안일, 출장 등으로 출전을 못하면 팀의 전력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연습한 만큼 얻는다’ 사회인 야구선수에게 야구는 무슨 의미일까. 패션회사에 다니는 전영식(40) 씨는 “30, 40대라면 누구나 동네 공터에서 야구를 하던 추억이 있다”며 “생활의 활력을 어릴 적 꿈이었던 야구 선수에서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소중형(26·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씨는 야구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을 꼽았다. 그는 2000∼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활동했던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 중 한 명인 이종욱 선수와 함께 2006년 방출됐다. 이 선수는 다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반면 소 씨는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접었다. 소 씨에게 야구가 상처일 수도 있지만 아직 그에게 야구는 소중하다. “야구를 그만두고 1년 동안은 공 한 번 잡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다시 야구를 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연습한 만큼 무엇인가 얻을 수 있고, 이를 동료들과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 바로 야구의 묘미 아닐까요.” ▼‘사회인 야구팀’ 가입하려면…▼ 사회인 야구단에 가입하려면 야구 동호회 사이트나 회사 동아리 팀을 찾는 것이 가장 쉽다. 여러 개의 사회인 야구 동호회가 커뮤니티를 이룬 야구종합 사이트를 찾는 것도 좋다(표 참조). 선수를 모집하는 동호회 중 집에서 가까운 팀을 골라 주말에 연습장소를 찾아가 실력과 분위기를 살펴본다. 초보자가 수준급 팀에 들어가면 주눅이 들 뿐만 아니라 주전으로 뛰지 못해 흥미를 잃는다. 사회인 야구 리그 시즌이 진행 중일 때는 가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시즌 중에는 대부분 한 달에 두 번꼴로 경기만 하기 때문에 초보자가 연습시간을 가지기 어렵다. 처음 방문해서 바로 가입하기보다 1, 2주 동안 팀을 관찰한다. 가입을 결정하면 달리기, 공 던지기, 받기 등 간단한 테스트를 받고 희망 포지션에 대해 팀 관계자와 얘기를 나눈다. 팀에 가입할 때는 초기비용이 든다. 유니폼 8만∼10만 원, 스파이크 10만 원, 글러브 15만∼30만 원 등을 합쳐 40만 원 정도 지출해야 한다. 배트 세트(40만∼50만 원), 포수 장비(50만 원대), 리그 참가비(200만 원 상당) 등은 팀 비용으로 충당한다. 팀들은 월 3만∼5만 원의 회비를 받는다. 사회인 야구팀은 대개 2주에 한 번, 3시간씩 연습을 한다. 연습은 스트레칭, 캐치볼, 타격한 타구를 잡는 펑고, 타격 순이다. 올바른 자세를 잡는 것이 중요하므로 감독과 코치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 사회인 야구는 위계질서가 다른 스포츠 동호회보다 엄격한 편이다. 가입 후 6개월 이상 연습해야 기본기가 잡힌다. 국내 사회인 야구선수들은 타자는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 투수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 선수의 폼을 자주 따라 한다. 사회인 야구선수들은 “폼이 좋은 선수를 따라 하다 보면 자신만의 폼이 생긴다”고 말한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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